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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1 수경스님의 길떠남 by 딸기우유

수경스님의 길떠남

2010/06/21 00:23 / Jesus
이글은 서울 광화문 새문안 교회 청년 1부 유재경 목사님이 2010년 6월에 쓴 글입니다.

그는 화계사의 주지이자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이다.
 
그런 그가 화계사의 주지직과
조계종 승적을 반납하고
편지 한 장을 남긴채 사라졌다.
(우리로 말하면 담임목사와
교계 연합기관이나 NGO대표직을 사임한 셈이다.)
 
그의 편지에는
10년전 수도하는 선승에서
세상으로 나와 권력과 대치하며
쌓아온 자신의 위상이
또 하나의 권력이었음을 말하면서
대접받는 중노릇하지 말자 다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적혀있었다.
 
그가 이런 편지를 쓰게된 계기는
문수스님이라는 수도승이
자신을 불태우는 소신공양(분신자살)이었다.
 
수경은 세상을 바꾸고자 수행을 버리고
뛰쳐나온 사람이고
문수는 세상을 등지고 수행한 사람이다.
그런데 문수는 자신의 생명을 던졌고
수경은 자신안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보았다고 했다.
 
수경은 자신이 지난 10년간
강이 자신의 생명이라고
자연이 자신이라고 말하면서
환경운동가로서의 입지와 권력을 얻었지만
정작 자신이 말하는 자신과 자연이 동일하다는 것
자연이 아프면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연이 죽으면 자신도 죽음을
경험한다는 것을 실천하기에
두려웠던 자신을 보았다.
 
한낱 이름없는 후배가
자신이 그토록 고민하던 바를
단번에 이루어내면서
나는 자연이오 하는 그 내뱉음에
자신의 허상을 보았던 것이다.
 
문수의 소신공양이 옳은 일이라 보았던
수경의 태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에게 진실하게 행동하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싶다.
 
내가 잘 가르치고 전하는 것이
사람들사이에 평판을 만들고
그래서 사람들을 움직일 힘을
얻어가는 구조안에서 사는 동안
변화를 추구하는 나의 가르침이라는 것도
결국 권력화되어
대접받는 목사노릇하게 되지 않겠는가?
 
자신의 완성을 갈망하여 길을 나서며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싶다"고 말하는
그의 진솔함과 간절함이 나를 움직인다.
2010/06/21 00:23 2010/06/21 00:23